빈종이클럽은

소수의 사람들이 느슨하게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때로는 같이 무언가를 만들고

때로는 그냥 잘 놀다가 흩어지는 모임입니다.

 

정해진 일정도 없고

정기 모임도 아닙니다.

열릴 때만 열립니다.


큰 기대보다는

동네 사랑방에 놀러 간다는 마음으로 오시면 좋아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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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나와 정말 결이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어요.
각자 장르가 다른 책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독자의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면 충분해요.
👀

·
필요한 건 많지 않아요.
오픈마인드, 호기심, 그리고 질문.
내 얘기만 하는 사람보단,
남 얘기가 궁금한 사람이 잘 맞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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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의 순간들은
빈종이클럽 SNS에 남을 수 있어요.
사진 찍히는 게 많이 불편하다면
참여를 권하지 않아요.
😺


이모르
빈종이클럽 모임장 (작가 · 강사)




저서 ·
《우울함이 내 개성이라면》 (2020)
《잘될 일만 남았어》 (2024)


전시 ·
〈우울 전시〉 (2021)


기타 ·
전 유튜브 채널 <쇼미더드로잉> 운영
현 날나나 프로젝트 운영 및 기획
✏
각자의 작업을 공유하는 게시판입니다
(참여자 전용)

잠들지 못하는

스무 살. 아마도 그 즈음부터.

밤에 잠들지 못했다. 이유 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입을 틀어막고 엉엉 울었다. 해가 떠오르고 아빠가 출근하는 소리를 들으면 그제서야 잠이 들었다.

밤이 길었다. 너무 길었다. 밤이 너무 길어서 두려웠다. 아직도 나는 습관처럼 밤을 무서워한다. 모두가 잠들고 나는 그 누구에게도 말을 건넬 수 없는. 나는 밤만 되면 내 안에서 말이 자꾸만 쌓이는데. 아무도. 아무도 없다. 말을 할 수 없어서 더 눈물이 났다. 그래도 스무 살의 나는 이런 증상이 잠깐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곧 밤에 편히 잠들 수 있을 거라고. 이건 잠시 지나가는 일이라고.

그렇게 8년이 지난 지금. 나는 약을 먹어야 잠들 수 있다. 약을 먹지 않으면 이렇게 또 다시 잠들지 못하는 밤을 맞이하고 만다. 다들 잠들었는데. 모두가 잠들었는데. 모두가 나를 두고... 나를 두고 잠들었는데. 나만 이렇게 깨어서는 누구에게도 전하지 못할 말을 뱉는다. 내가 여기 있다고. 여기서 잠들지 못하고 괴로워하고 있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은 내일의 할 일이 있고 내게는 그 일상을 방해할 자격이 없어. 더 이상 민폐 끼칠 수 없는 걸 알잖아. 이제는. 어른이잖아. 스무 살, 그때부터.

10년 전에 듣던 노래를 다시 들었다. 10년 전. 그래봤자 나는 고등학생이었는데. 그래도 그땐 감정이 좀 더 크게 요동쳤던 것 같은데. 작은 것에도 쉽게 감동받고 쉽게 눈물 흘리고. 왜. 이제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을까. 분명 같은 노래인데. 왜 그 느낌이 들지 않을까. 왜 속이 메말라버린 것처럼 덤덤할까. 그러면서 왜 밤에는 잠들지 못하고 울어야 하는 걸까. 

의사 선생님께 괜찮다고 했다. 나는 정말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도 선생님은 약을 줄이지 않으셨다. 그 이유를 이렇게 잠들지 못하는 밤이면 깨닫는다. 내 안의 우울이 하나도 줄어들지 않았다는 걸. 나는 그저 우울을 잘 숨길 수 있게 되었을 뿐. 높은 곳에 올라가면 여전히 아래를 내려다본다. 떨어지면 죽을까. 칼이나 가위를 보면 생각한다. 손목을 그을까. 그 생각을 웃음으로 가릴 수 있게 되었을 뿐. 우울에 원인이 있을까. 내 직업은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일이다. 그런데 나란 물건은 대체 원인이 뭐란 말이야. 왜 해결할 수가 없어. 대체 우울을 언제까지 짊어지고 가야 하는 걸까. 평생? 평생을... 그렇다면...

그렇다면 부디 나의 우울로 더 이상 다른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기를.